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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골목을 거닐며 만들어가는 늦깎이 시의원의 ‘마을정치’

김종선

 오전 430. 세상이 잠든 시간 하루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이 있다. 버스운전기사들이다. 다른 이들보다 몇 시간 일찍 일과를 시작하는 이들의 발이 되어 주기 위해 버스기사들은 누구보다 이른 아침을 시작한다.
 
 김종선 의원은 지금도 430분이면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2년 전까지만 해도 유진운수에서 31년간 버스를 운전한 노동자였기에 시의원이 되었다고 몸에 밴 습관이 사라지진 않았다. 재작년 11월 그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한 정의당 위수전 비례대표 의원의 의원직을 승계해 시의원이 되었다. 민주노동당 시절부터 지금까지 진보정당 당원으로 함께 해왔으나, 정작 자신이 공직자가 될 줄은 몰랐다.
 
 버스기사들의 열악한 근로환경을 개선하고 회사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싸우다 보니 어느새 노조위원장이 되었다. 어렵게 만든 노조를 와해시키기 위해 회사는 별의별 짓을 다했다.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에게는 노후차량을 배치하고 세 시간이 넘는 노선에 배치했다. 노동 강도는 세졌고 고립감은 커져갔다. 그때 민주노동당을 만났다. 외롭고 서툰 노조활동에 큰 힘이 되어준 그들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시의원이 되고 나서 다시 버스회사를 찾았다. 반갑게 맞은 건 조합원뿐만 아니었다. 그를 괴롭히던 회사의 간부들도 반색을 하며 그를 맞았다. 난생 처음 권력의 힘을 맛본 순간이었다. 회사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고 있다 보니 회사입장에서 시의 예산을 감독하는 시의원에게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회사 동료들에게 그는 희망이다. 누구도 그가 시의원 빼지를 달고 돌아올지 몰랐다. 그는 삶에 지친 조합원들에게 이야기한다. 자신을 보라고 뭐든 마음만 먹으면 해낼 수 있다고. 당장에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지만 꾸준히 노력하다보면 뭐든 성과가 난다는 게 오랜 노조활동에서 얻은 교훈이다.
 


 시의회에 들어가서 그는 기획복지위원회를 자원했다. 힘들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목포시민들의 복지증진을 위한 의정활동과 함께 그가 관심을 둔 이들은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다. 공공서비스가 제대로 굴러가야 시민들이 편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정작 공공서비스에 종사하는 이들에 대해서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다. 환경미화원, 방문간호사 등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위해 그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십여 년 전부터 무안군에서 감 농사를 짓고 있다. 감 육백 그루를 심어 키워 생산되는 감은 이제 그들 집안의 훌륭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처음에는 취미활동으로 작게 시작한 일이었는데, 조금씩 늘리다보니 이젠 규모가 제법 커졌다. 부수입도 짭짤히 올리지만 더 좋은 건 싱싱한 감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 할 때라고 한다. 그는 자신이 직접 농사지은 걸 누군가 맛있게 먹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이 또 어디 있냐.”며 감 농사의 즐거움을 이야기한다.
 
 김 의원은 시의회에 들어가서 동료의원들의 행태에 크게 실망했다. 특히 동료의원들이 국회의원의 수하가 되어 자신의 소신을 밝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이래서 시의회 무용론이 나오는 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참고로 목포는 국민의 당을 탈당한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로 박 의원의 행보에 따라 지방의원들도 그의 뒤를 쫓아왔다.


 

 그럼에도 그가 정치에 희망을 두는 건 정의당에 대한 목포시민들의 기대감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윤소하 의원이 비례대표로 당선되고 지역구에 사무실을 열며 소수정당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실력 있는 정치세력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는 정의당에 대한 호감도도 높아져 이제는 목포에서도 해볼만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비파1차 아파트에 22년째 거주하고 있다. 통장과 자치회장을 역임했으며 동네에서 자생단체와 친목모임도 8개나 하고 있는 토박이다. 살아온 인생만큼이나 많은 이들과 인연을 맺고 소중한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시의원이 되고도 밥 한번 얻어먹지 않았고, 자기돈 써가며 민원해결에 앞장섰다.


 

 한 달에 다섯 번은 도보로 골목골목을 돌며 주민들과 인사를 하고 경로당에 가서 어르신들과 점심식사도 함께 하곤 한다. 모르는 이들을 만나면 먼저 고개를 숙이고 이 동네 시의원이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불편한 일 있으면 언제든지 전화주시라고 명함을 건넨다. 그렇게 2년여 의정활동을 해왔기에 그의 전화는 쉴 틈이 없다. 아무리 늦은 밤이어도 주민들에게 걸려오는 전화는 다 받으면서도 그는 귀찮은 내색한번 하지 않는다.
 
 이웃의 불편을 자기의 불편으로 생각하고, 무슨 일이든 진지하게 주민들의 목소리에 경청하는 그에게 주민들은 시나브로 곁을 내어주고 있다. 느린 걸음으로 동네를 돌며 귀를 열고 들어주는 그의 마을정치가 오래도록 지속되길 바란다.
 
김종선의 초간단이력
) 목포시의원
) 정의당 목포시당 부위원장
)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민주버스본부 태원유진분회장,
) 민주노총 공공운수 광주전남지부 수석부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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